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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를 학교에서 우선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선 가운데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자가 진단 키트’ 시범사업을 학교에서 우선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가운데, 일부 학부모와 교사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정확도가 떨어지는 키트 도입으로 학교 방역 혼란이 생길 수 있습니다는 것입니다

자가 진단 키트는 일반인들이 스스로 검체를 채취한 뒤 코로나 양성 여부를 확인하는 도구로, 15~30분이면 결과가 나온다. 결과 확인까지 3~6시간이 걸리는 PCR(유전자 증폭 검사)보다 신속합니다는 장점이 있지만, 유전자 증폭 과정을 거치지 않아 98%에 이르는 PCR 검사보다 정확도가 낮다. 현재까지 확인된 자가진단키트의 정확도는 17~90% 사이로 연구결과마다 들쑥날쑥합니다.

박유미 서울시 방역통제관은 15일 코로나19 온라인브리핑에서 "(전문가 자문회의에서)자가진단키트 검사를 학교에서 시범사업으로 적용하는 데 긍정적 의견이 많았다"며 학교에서의 자가진단키트의 적용을 놓고 서울시교육청과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초 노래방 등 유흥시설에서의 자가진단키트 활용하는 방안에서 학교 방역으로 노선을 전환한 것입니다.    

그러나 의료현장에서는 여전히 자가진단키트 활용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대체로 정확도가 낮고, 비용 대비 효과성도 크지 않다는 것입니다. 현재 시중에 사용되는 자가진단키트는 항원과 항체를 이용한 신속항원진단법입니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국내에서 자가진단키트(신속항원검사)를 쓰는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고 보지만 굳이 사용한다며 학교에서 쓰는 것이 가장 낫다고 본다. 하지만 학교에서 사용했을 때 누가 관리하느냐는 현실적 문제를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정 교수는 "보건교사의 업무가 과중될 것이고,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검사해 결과해석을 정확히 할 수 있느냐도 문제다. 또 검사 양성이 나오면 반복검사를 해야하는데, 반복검사를 할거면 유증상자를 스크리닝해 PCR 검사를 제대로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며 "비용 대비 효과도 의문입니다. 검사 1건당 비용을 1만원으로 잡았을 때 학생 약 500만 명에 한 번씩 검사를 시행하는데 500억원이 듭니다. 기회비용을 따졌을 때 그다지 좋은 방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혁민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도 실효성에 의문을 표했습니다. 이 교수는 "학교는 기본적으로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거리두기를 잘하면 특별하게 대규모 감염이 일어나는 공간이 아니다"라며 "물론 초중고 학생들이 마스크 착용을 원활히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고 해도 항원검사로는 기대효과가 낮다"고 했습니다. 

실제 신속항원검사의 민감도는 낮은 수준입니다. 이날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현재까지 수도권임시선별검사소에 시행된 신속항원진단검사 총 1만853건 중 양성판정 사례는 48건입니다. 그런데 양성 48건에 대한 PCR 검사 결과 양성은 32건, 음성이 16건이었다. 양성 판정 3건 중 1건이 위양성(가짜 양성)인 셈입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수도권 선별진료소는 유증상자 위주로 신속검사를 했는데도약 1000명 중 1명이 위양성(가짜양성)을 나타냈습니다. 학생 1000명에 검사를 시행하면 무조건 1명은 위양성이 나온다는 의미다"라며 "가짜 양성으로 인한 피해를 학교에서 감당할 수 있는지도 고민해봐야 한다. 위양성 판정이 청소년 시기 아이들에게 자칫 상처를 줄 수도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관련해 최근 가천대 바이오나노학과 김상효 교수가 대표로 있는 진단키트 업체 필메디는 민감도 90% 이상의 '자가진단 PCR키트'를 개발했습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환자가 직접 콧속에서 검체를 채취하는 방식이며, 30분 내 검사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는 것입니다. 

필메디에 따르면, 지난 1월 경북대병원에 88명의 검체를 대상으로 필메디의 진단키트를 시험한 결과 코로나19 환자를 환자로 진단하는 확률(민감도)은 95.45%, 특이도는 95.45%를 나타냈습니다. 
다만 이는 전임상만 진행한 것으로 실제 임상을 거쳐 제품 출시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김상효 교수는 "빠르면 6월 중 제품을 생산해 허가를 위한 국내 임상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현재 미국 출시와 글로벌펀드를 통해 제3세계에 공급하는 방안을 협의 중에 있습니다"고 전했습니다. 

이처럼 기존의 신속항원진단검사 방식이 아닌 PCR방식의 자가진단키트는 어떨까. 이 교수는 "흔히 알고있는 PCR(RT-PCR)은 매우 정밀한 검사법으로 신속키트로 구현하기 어렵다. 가천대의 검사키트는 엄밀히 말하면 일정 온도를 유지하는 방식의 등온증폭법에 해당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교수는 "등온증폭법은 항원검사보다는 민감도가 높아 보통 70~90% 수준까지도 나올 수 있습니다. 정확성 면에서 신속항원검사보다 낫다고 본다. 결과까지 걸리는 시간을 얼마나 단축할 수 있는지, 간편하게 쓰일 수 있는지 등이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전문가들이 자가진단키트를 반대하는 이유는 자가진단키트라서가 아니라 부정확성 때문에 반대하는 것입니다. 코로나의 경우 워낙 감염전파율이 높기 때문에 정확도가 90%는 되어야 방역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현재 자가진단키트를 사용하는 국가 중 방역에 성공한 모델은 전무합니다. 자가진단키트를 사용을 논하기 이전에 정확도를 높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고 피력했습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개인용 체외진단키트 성능 허가 기준에 따르면, 유전자 검사는 민감도 95%이상⋅특이도 99%이상, 항원 검사는 민감도 90%이상⋅특이도 99%이상, 항체검사는 민감도 90% 이상⋅특이도 97% 이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개인용 진단키트일수록 정확도를 중점적으로 평가하겠다는 의미다. 
교육부는 자가 진단 키트 시범 도입에 신중한 입장입니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신속항원검사 방식의 자가검사키트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하게 판단
해야 한다. 검사정확도에 대한 논란이 크고 학교 방역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며 "학교 현장, 전문가 검토 및 협의가 필요합니다"고 15일 말했습니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도 "자가 진단 키트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협의 요청이 온 것은 없다"면서 "일단 지켜보고 있는 상황으로, 방역당국과 서울시의 협의 결과에 따라 추후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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