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타스 통신은 "김기덕 감독이 11일 라트비아 현지 병원에서 코로나19가 악화해 숨졌습니다
김 감독은 지난달 20일 라트비아에 도착했지만 이달 5일부터 연락이 닿지 않았고, 동료들이 현지 병원을 수소문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고 델피는 전했습니다.
김기덕 감독은 라트비아 휴양도시 유르밀라에 저택을 구입하고 라트비아 영주권을 획득할 계획이었습니다.
전성기 시절 김기덕 감독은 저예산영화, 독립영화의 대표였는데요 금기시되던 소재에 천착하는 고집도 대단했습니다. 데뷔작 악어’는 제작비 3억 5,000만 원을 들여서 만든 저예산영화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였습니다.
그는 3대 국제 영화제에서 모두 수상한 유일한 한국인입니다.
2004년 '사마리아'로 베를린영화제 은곰상(감독상), 같은 해 '빈집'으로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감독상), 2011년 칸 영화제에서 '아리랑'으로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수상했습니다. 2012년에는 '피에타'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작품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발표하는 작품마다 매번 충격적인 영상과 내용으로 이슈를 불러일으켰습니다.
‘파란대문’(1998)과 ‘나쁜 남자’(2002)에서는 성매매, ‘사마리아’에서는 원조교제, ‘뫼비우스’(2013)에서는 근친상간을 소재로 했습니다.
작품에서 그는 극중 전개 과정에서 관객에게 불편함을 주는 연출법을 보였고, 김기덕 영화의 주된 특징입니다.
동양의 가치관을 흥미롭게 지켜본 해외 영화제들에서의 수상 경력이 많았습니다.
김기덕 감독은 2018년 미투 파문 속에 여배우·스태프에게 성적인 행위를 강요하고 폭력을 휘둘렀다는 폭로가 잇따르면서 추락했습니다.
2017년 영화 촬영현장에서 영화배우 A씨를 폭행한 혐의로 벌금 500만원 약식명령을 받았습니다. 이후 김 감독은 A씨 등 3명의 여배우와 관련된 폭력 및 성폭력 의혹을 보도한 MBC 'PD수첩'을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고 지난 11월 항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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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는 "김기덕 감독은 국제영화제에서 다수 수상했고, 그가 만든 영화는 비평가들로부터 극찬받았습니다. 그러나 많은 여성 관람객이 폭력과 성폭행을 과도하게 묘사한 그의 영화를 불편하게 여겼다"며 "2012년 베네스 영화제 성공 이후 1년 만에 연기 지도 중 여배우를 폭행했습니다는 혐의를 받았습니다"고 보도했습니다.
누리꾼들은 "인과응보", "자업자득"이라는 반응이 많습니다.
누리꾼 ksn는 "예술을 빙자해 자행된 성폭력과 배우들에 대한 억압과 폭력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누리꾼 hain****는 "피해자는 어둠 속에서 발버둥치는데, 김기덕 감독은 미투 이후에도 활동을 많이 했구나. 최소한 잘못했습니다는 말을 했어야 했습니다"고 적었습니다.
누리꾼 ysoh****는 김기덕 감독은 연예권력 뒤에 가려진 추악함을 보여준 인물이다. 이런 인물을 '거장'으로 표현하는 언론의 보도행태도 비판받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국내에서 김기덕 감독의 입지는 좁아졌습니다. 그의 재기는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는 국내 활동을 전면 중단한 채 해외를 돌며 체류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이 일본 영화제에 초청받고, 모스크바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되는 등 해외에서 영화활동을 이어갔습니다.
그는 올해 카자흐스탄에서 러시아어로 촬영된 신작 ‘디졸브’를 현지 배우들과 촬영했습니다,
그는 발트3국 중 하나인 라트비아에서 이민을 추진하고 있었습니다.
2020년 12월 11일 라트비아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되어 진료 중 숨졌습니다. 자신의 환갑날(12월 20일)을 아흐레 남긴 날이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